종이봉투처럼 구겨진 32만 장의 벽돌, 어떻게 중력을 버텼을까?
2019년 호주 시드니 방문해서 이 건축물의 내외부를 돌아보면서, 벽돌로 역경사 형상을 가진 비정형 건축물을 어떻게 구현했을까 하는 놀라움과 어떤 공법으로 시공했을까 매우 궁금했습니다.
"직선과 직각을 거부하는 파동 치는 곡면 외벽, 그리고 바깥으로 쏟아질 듯 26도나 기울어진 점토 벽돌 파사드."
전통적으로 벽돌(Masonry)은 수직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려 상부의 무게를 하부로 곧게 전달하는 '압축력의 재료'입니다. 하지만 이 건축물은 벽돌을 계단식으로 밀어내며 쌓는 극단적인 캔틸레버를 요구했습니다. 과연 엔지니어들은 32만 장의 비정형 벽돌을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공중에 띄워 올렸을까요?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그 내부의 정밀한 구조 시스템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 프로젝트 팩트시트 (Project Overview)
| 건축물 명칭 | Dr Chau Chak Wing Building (UTS Business School, Building 8) |
|---|---|
| 위치 및 개관 | 호주 시드니 울티모 (Ultimo NSW 2007) / 2015년 2월 공식 개관 |
| 건물 규모 | 지하 1층, 지상 12층 (최고 높이 약 42m) / 연면적 18,413 m² |
| 설계 & 시공 | 디자인: Gehry Partners / 실시설계: DJRD / 원도급사: Lendlease |
| 엔지니어링 파트너 | 구조 & 리드 파사드: Arup / 벽돌 파사드 & 친환경: AECOM |
| 총 프로젝트 공사비 | 약 1,550억 ~ 1,600억원 (AUD 180,000,000 , 준공 시점 기준) |
1. Challenge: 중력을 거스르는 26도 경사와 미경화 붕괴의 위험
게리 파트너스는 시드니 울티모 지역의 역사적인 사암과 벽돌 창고 유산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점토 벽돌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그 형태는 전통과 완전히 결별한 3차원 유기적 곡면이었습니다.
① 극단적인 경사 코벨링(Extreme Corbelling)
일반적인 치장 조적벽은 수직으로 하중을 내려보내지만, 이 프로젝트는 벽돌을 1장 쌓을 때마다 하부 벽돌 대비 최대 42mm(1.7인치)씩 바깥 또는 안으로 내어쌓기(Corbelling)를 진행했습니다. 벽체 경사는 수직 기준 최대 26도까지 기울어졌으며, 110mm 폭의 표준 벽돌에서 모르타르가 맞닿는 유효 부착 폭은 겨우 68mm에 불과했으며, 이는 호주의 표준 조적 기준 의 허용치를 완전히 초과하는 극단적 캔틸레버 모멘트를 유발했습니다.
② 미경화 모르타르 전도 및 하중 역전 현상
초기 현장 시험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벽돌이 26도 각도로 비스듬히 눕다 보니, 벽돌 자체의 무게가 벽체를 밀어내거나 잡아당기는 면회 수평 횡력(Out-of-plane horizontal force)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모르타르가 완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상부 벽돌을 몇 단 올리자마자 자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벽체가 그대로 전도·탈락해 버렸습니다. 벽체가 밖으로 눕는 구간에서는 타이에 강한 인장력(Tension)이, 안으로 눕는 구간에서는 압축력(Compression)이 가해지는 응력 역전(Stress Reversal)이 일어났습니다.

2. Solution: 디지털 엔지니어링과 특수 메커니즘의 결합
Arup과 AECOM을 비롯한 엔지니어링 연합팀은 전통 조적의 한계를 첨단 구조 해석과 맞춤형 하드웨어 개발로 돌파했습니다.
① 단일 모델 기반 파라메트릭 BIM과 비선형 유한요소해석(FEA)
Gehry Technologies의 고급 파라메트릭 소프트웨어인 Digital Project(CATIA 기반)를 통해 외피를 구성하는 32만 장 벽돌 1장 1장의 3차원 공간 좌표(X, Y, Z)와 브래킷 타이 위치를 디지털 모델 상에서 통제했습니다. AECOM은 비선형 구조해석 프로그램인 Strand7을 적용하여, 지진·극한 풍하중뿐만 아니라 조적벽의 수축팽창, 불균일한 자중에 의한 타이의 인발 및 좌굴 응력을 사전에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했습니다.
② 다축 조정 가변형 브릭 타이(Brick-Tie)와 슬롯 체결 시스템
미경화 모르타르 붕괴를 해결한 핵심 장치는 AECOM과 Favetti가 공동 설계한 특수 가변형 벽돌 타이였습니다. 벽돌 상·하면에 홈(Slot)을 파고, 타이가 이 홈에 기계적으로 물리게 하는 걸림 구조(Mechanical Interlocking)를 적용했습니다. 모르타르가 굳기 전이라도 타이가 즉시 하중을 지지해 벽돌의 탈락을 원천 차단했습니다. 또한 배후의 곡면 스틸 스터드 트랙을 따라 상하 수직 이동 및 경사면 각도 회전이 가능하도록 다축 조절 장치를 결합했습니다.


③ 5종 맞춤형 드라이 프레스(Dry Press) 벽돌
초기 디자인팀이 제안했던 22종의 비정형 벽돌은 현장 시공성과 경제성을 감안해 표준 규격(230 × 110 × 76 mm) 기반의 5종 맞춤형 벽돌로 집약 최적화되었습니다:
- 중심 채널 벽돌 & 편심 채널 벽돌: 브릭 타이가 수평 삽입되는 기계적 홈 가공
- K-벽돌: 급격한 회전 곡률 및 모서리 코너 대응
- L-벽돌: 140mm 광폭 벽돌로, 셰일프 앵글 부위의 수축줄눈을 50mm에서 25mm로 축소
- 솔리드 벽돌: 노출 마감용 표준 블록
내어쌓기로 인해 벽돌의 상하면과 측면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므로, Austral Bricks 보럴 공장에서 다각도 고밀도 표면 마감이 가능한 드라이 프레스(Dry Press) 방식으로 정밀 생산되었습니다.



④ 내부 타원형 강의실(Oval Classroom)의 집성목 인터로킹
외벽의 벽돌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내부의 타원형 강의실은 총 150개의 대형 글루램(Victorian Ash Glulam) 보로 구축되었습니다. 보 1개당 최대 2톤, 길이 12m에 이르는 목재를 3D 정밀 가공하여 블록 장난감처럼 상호 맞물림(Interlocking) 구조로 볼트 접합하였으며, 하부 바닥에는 호주 최초의 목재-콘크리트 합성 바닥판이 적용되었습니다.



⑤ 100% 수작업의 집념: 은퇴 장인의 복귀와 건식 레이저 가배열
컴퓨터 화면의 3차원 좌표는 현장 작업자들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난도였으며, 결국 60대에 은퇴했던 전설적인 마스터 브릭레이어 피터 파베티(Peter Favetti)가 현장 총괄로 복귀했습니다. 조적공들은 모르타르를 바르기 전 토털 스테이션과 레이저 트래커로 3D 좌표를 검측하는 건식 가배열(Dry-laser layout)을 거친 후 본 시공(Wet-lay)에 들어갔습니다. 일반 현장에서 1인당 하루 400~500장을 쌓는 것과 달리, 급곡률 구간에서는 하루 80~90장밖에 쌓지 못하는 극한의 공정 끝에 32만 장 전량을 단 1장의 프리캐스트 패널화 없이 100% 수작업(Hand-laid)으로 완성했습니다.








3. Result & Insight: 마스터의 손끝에서 'DfMA'로 — AI 시대 비정형 파사드의 미래
UTS 닥터 차우 착 윙 빌딩은 총공사비 약 1,550억 ~ 1,600억이 투입되어 호주 그린빌딩위원회 5 Star Green Star를 획득한 비정형 건축의 기념비적 걸작입니다. 그러나 엔지니어의 시각에서 이 성공 사례는 건축계에 매우 중요한 화두를 던집니다.
"초정밀 디지털 모델링(CATIA)으로 설계된 비정형 형태를, 언제까지 현장의 '초인적인 수작업 장인 정신'에만 의존해 지어 올릴 것인가?"
UTS 프로젝트의 하루 80장이라는 극한의 조적 생산성은 현장 시공(In-situ) 방식의 명확한 한계를 보여줍니다. 숙련공의 고령화, 안전 규제, 기후 변화, 공기 지연 및 비용 상승이 심화되는 현재, 그리고 생성형 AI가 비정형 건축의 형태적 한계를 허무는 2020년대 후반의 건설 환경에서 해답은 명확합니다. 바로 DfMA(Design for Manufacture and Assembly: 제조 및 조립을 고려한 설계)와 OSC(Off-Site Construction: 탈현장 건설)로의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프랭크 게리의 UTS 빌딩이 '현장 수작업 조적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정점'을 보여주었다면, 앞으로의 비정형 건축은 '설계 단계부터 공장 제작과 현장 모듈 조립을 완벽하게 통합하는 DfMA 엔지니어링'을 통해 안전성, 경제성, 시공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합니다. 비정형 디자인의 한계를 엔지니어링의 정밀함으로 치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위드웍스가 끊임없이 추구하는 스마트 건설의 본질입니다.
📚 공식 기술 및 시공 레퍼런스 (References)
- • Structure Magazine - Masonry Madness: The Dr Chau Chak Wing Building Engineering Paper
- • UTS Official - Dr Chau Chak Wing Building Project Overview
- • UTS Official Fact Sheet - Dr Chau Chak Wing Building Technical Fact Sheet (PDF)
- • AECOM Official Case Study - AECOM Engineering Project: UTS Business School
Dr. Chau Chak Wing Building | AECOM
Bricklayers have called their involvement in its construction a “career highlight”. The building, where the next generation of business careers is nurtured, is now a Sydney landmark. Designed by internationally-renowned architect Frank Gehry, the Unive
a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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