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MA INSIGHT

[Tech Insight]3D 프린팅과 DfMA가 만났을 때: 뉴욕 'One South First' 파사드 혁신

WITHWORKS Tech Team 2026. 9. 22. 06:00

한국 아파트, '성냥갑'을 탈피하고 진화해야 할 때

 

현재 대한민국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고층 아파트들은 대부분 네모반듯한 '성냥갑' 형태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거푸집을 짜고 현장에서 직접 콘크리트를 붓고 굳히는 현장타설 콘크리트 공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타설 방식은 획일화된 형태를 대량으로 지을 때는 효율적일 수 있으나, 최근 주거 트렌드가 요구하는 차별화된 입면(Facade) 디자인이나 비정형 형태를 구현하기에는 기술적, 경제적 한계가 명확합니다. 게다가 갈수록 심화되는 숙련공 부족 현상과 치솟는 인건비 등 계속해서 올라가는 공사비를 감당하기에는 기존 현장타설 공법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차별화된 디자인을 확보하면서도 공사비와 공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방법은 없을까요? 그 해답은 바로 공장에서 정밀하게 외벽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UH)PC 파사드 모듈러 공법에 있습니다. 오늘은 국내 아파트 건설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을 위해 큰 시사점을 던져줄 뉴욕 브루클린의 'One South First'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복잡한 비정형 건축물을 어떻게 오차 없이, 경제적으로 지어낼 수 있는지 그 스마트 건설 기술의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 프로젝트명: One South First (구 260 Kent Avenue)
  • 위치: 미국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과거 Domino Sugar Refinery 부지)
  • 설계사(Architect): COOKFOX Architects (마스터플랜: SHoP Architects)
  • 시공 및 개발사(Developer): Two Trees Management
  • 파사드 엔지니어링 및 전문 제작사: Gate Precast Company
  • 규모: 지상 42층,  높이 약 132.5m 
  • 연면적: 약 42,921㎡
  • 용도: 복합시설 (주거, 오피스, 리테일)
  • 준공연도: 2018년 8월 파사드 시공 시작, 2020년 완공

 

기술적 난관 (Challenge):  위기의 현장, "도면은 완벽한데, 만들 사람이 없다?"

뉴욕 윌리엄스버그의 옛 도미노 설탕 공장 부지에 들어선 'One South First' 타워는 설탕 결정체(Sugar crystals)를 모티브로 한 눈부신 하얀색 비정형 파사드가 특징인 45층 초고층 건물입니다.


이 건물의 외관을 구현하려면 약 100여 가지가 넘는 각기 다른 형태의 비정형 콘크리트 패널을 캐스팅해야 했습니다. 과거의 전통적인 방식대로라면 현장의 목수들이 일일이 나무를 깎아 거푸집을 짜야 했죠. 하지만 시장에는 이토록 복잡한 기하학 형태를 오차 없이 만들어낼 숙련된 목공 장인(Craftsman)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전통적인 목재 거푸집은 10~15번 정도 타설하면 망가져서 폐기하고 다시 만들어야 하는 치명적인 내구성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비용은 천정부지로 솟고 공기는 무기한 지연될 위기. 인력난과 자재 물성의 한계라는 장벽 앞에서 프로젝트 팀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3D 프린팅을 활용하여 3D 거푸집 제작

 

 

 

해법(Solution): 3D 데이터로 공장에서 찍어내고  모듈러로 파사드를 조립하다  

이 거대한 난관을 돌파한 열쇠는 현장 수작업을 배제하고 적층 제조(3D Printing)와 모듈러 공법을 융합한 스마트 건설이었습니다.

 

1. 3D 프린팅 거푸집(BAAM)의 압도적 효율성
제작사는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와 협력하여 대면적 적층 제조(BAAM, Big Area Additive Manufacturing) 기술을 과감히 도입했습니다. 기존 데스크톱 3D 프린터가 필라멘트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BAAM은 탄소섬유로 강화된 ABS 수지(CF/ABS) 펠릿을 직접 압출하여 재료비를 10분의 1로 줄이면서도 출력 속도는 시간당 약 100파운드(약 45kg)로 극대화했습니다. 특히 탄소섬유 강화 ABS는 강도가 높고 열팽창 계수가 낮아 대형 거푸집 출력 시 발생하는 뒤틀림 현상을 최소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3D 프린팅 몰드 및 철근 배근

 

 

 

2. 정밀 CNC 가공과 설계 최적화
3D 프린터로 뼈대를 출력한 후, 프린팅 특유의 골덴(corduroy) 질감을 없애기 위해 5축 수치제어(CNC) 라우터로 표면을 가공했습니다. BIM 설계 데이터를 3D 프린터의 G-code로 직접 연동하여 1차 형상을 잡고, CNC 라우터로 0.15인치의 여유분을 깎아내어 오차 없는 매끄러운 곡면을 구현했습니다. 게다가 위상 최적화(Topology Optimization)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거푸집이 콘크리트 타설 압력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계산, 출력 시간을 25% 단축하는 설계 혁신까지 이루어냈습니다.

몰드 가공 : 3D 프리팅 후 밀링

 

3. 완벽한 모듈러(OSC) 방식의 사전 조립
완성된 정밀 거푸집으로 1,594개의 대형 비정형 PC 패널을 공장에서 찍어낸 뒤, 창문과 프레임까지 완벽하게 사전 조립(Factory-installed)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복잡한 유리 시공 없이 크레인으로 패널을 들어 올려 마치 '레고 블록'처럼 빠르고 정밀하게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Result & Insight

 

■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
One South First 프로젝트의 결과는 경이로웠습니다. 3D 프린팅 거푸집은 초기 제작 단가가 9,000달러로 1,800달러 수준인 목재 거푸집보다 비쌌지만, 최소 200회 이상의 타설을 마모나 변형 없이 견뎌내는 압도적인 내구성을 자랑했습니다. 반면 목재 거푸집은 15~30회 사용 후 재보수나 폐기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수백 회 재사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결과, 타설 1회당 비용을 180달러에서 44.33달러로 약 75%나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모듈러 공법으로 현장 작업까지 최소화하여 전체 시공 일정을 무려 8개월이나 앞당겼습니다.

 

■ 국내 아파트 건설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와 인사이트
뉴욕의 성공 사례는 현재 한계에 직면한 대한민국 아파트 건설 시장에 분명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천편일률적인 성냥갑 아파트를 벗어나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디자인 특화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현장타설 콘크리트 방식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다가오는 AI 시대에 DfMA와 OSC(탈현장 건설), 그리고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UHPC 파사드 시스템과 같은 스마트 건설 기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만성적인 숙련공 부족과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 공사비라는 이중고를 해결하려면, '현장 수작업(Constructing)' 방식에서 '공장 정밀 제조 및 현장 조립(Manufacturing & Assembly)'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며,  이를 통해  독창적이고 복잡한 입면 디자인의 아파트를 기존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참고 문헌 (References)

  • Construction Dive: "3D-printed precast concrete molds for redeveloped NYC landmark a first"
  • AIA New York: "Material Innovation On-Site"
  • PCI: One South First Project Profile (Sidney Freedman Award 수상 내역)
  • Guide on 3-D Printed Molds for Precast Concrete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 PCI,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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