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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파크: 건축과 엔지니어링이 빚어낸 도시의 기적

WITHWORKS Tech Team 2026. 3. 24. 06:00

안녕하세요. 위드웍스(WITHWORKS)입니다.

오늘 공유할 인사이트는 건축의 도시 시카고의 심장부,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위드웍스의 미국 지사장인 Simon Shim 님이 지난번 뉴욕 인사이트에 이어 1999년 SOM 구조 엔지니어로 참여했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에 대한  글을  공유합니다. 

 

1. 나의 첫 프로젝트: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의 탄생

1999년 세계적인 건축 설계사무소 Skidmore, Owings & Merrill(SOM)에 구조 엔지니어로 입사하며 맡게 된 첫 프로젝트는 시카고 다운타운의 미시간 애비뉴(Michigan Avenue)와 콜럼버스 드라이브(Columbus Dr) 사이에 위치한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였습니다.

시카고의 건축은 1800년대 말 대화재 이후 새롭게 정비되며 발전해 왔습니다. 1900년대부터 콘크리트와 철골 같은 건설 자재가 발달함에 따라 중반부터 고층 건물이 본격적으로 지어지기 시작했고, 오늘날 고층 빌딩(High-rise)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윌리스 타워(Willis Tower)나 존 핸콕 타워(John Hancock Tower) 같은 철골 구조물들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에는 소형 컴퓨터의 보급으로 CAD가 설계 사무소에 널리 도입되면서 건축 설계와 엔지니어링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시카고 다운타운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던 철도 기지(Railroad Yard)의 도시 계획(Urban Planning)을 토대로 밀레니엄 파크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카고 다운타운을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모든 도로가 상하 두 개의 층(Levels)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층은 기차나 트럭 같은 물류 교통수단이 이용하고, 위층은 보행자와 일반 차량이 이용하도록 분리하여 서로 간의 혼잡과 간섭을 피하는 체계로 만들어졌습니다.

밀레니엄 파크가 위치한 곳도 원래는 도시 철도의 정착역인 철도 기지로 쓰이던 장소였습니다. 이곳의 상부를 덮어 건물을 짓고 그 위에 공원을 조성한 것입니다. 마스터 플랜을 맡은 SOM은 건축 및 엔지니어링 총괄 서비스를 제공하며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던 중 여러 기부자의 후원에 힘입어, 거장 프랭크 게리(Frank O. Gehry)가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Jay Pritzker Pavilion)과 트렐리스(Trellis)의 건축 설계를 맡게 되었습니다.

 

밀레니엄 파크 Site Plan

2. 기술로 구현한 예술: Pritzker Pavilion & Trellis

프랭크 게리는 스페인 빌바오(Bilbao)에 위치한 구겐하임 박물관 설계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거장입니다. SOM의 구조팀은 구겐하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와 이미 인연을 맺은 바 있었습니다. 당시 빌 베이커(Bill Baker) SOM 구조 파트너, 아마드 압델라자크(Ahmad Abdelrazaq, ), 그리고 저 사이몬 심(Simon Shim) 등이 한 팀이 되어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프랭크 게리 특유의 건축 철학은 밀레니엄 파크에도 강력하게 반영되었습니다. 그의 기하학적이고 복잡한 디자인은 건축 설계와 엔지니어링, 그리고 실제 시공 과정 모두에 큰 도전이었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게리가 설계한 프리츠커 파빌리온(Pritzker Pavilion) 야외 음악당은 철골과 콘크리트를 조합하여 시공되었습니다. 음악당 지붕과 전면부에는 나무 형상을 닮은 밴드 쉘(Band Shell) 구조체를 세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중심점(Focal point)을 만들어냈습니다. 마치 깊은 나무 숲속에서 음악을 즐기는 듯한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잔디 광장(Great Lawn) 위로는 300x600 피트 규모의 대형 트렐리스(Trellis) 구조물이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직경 12~20인치의 거대한 아치 형태 철골 파이프로 이루어진 이 구조체에 조명과 스피커를 매달아, 광장 어디서든 파빌리온을 향해 탁 트인 시야와 생생한 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습니다.

Trellis 구조 설계 개요
Trellis structure on Concrete parking Garage over Railroad Yard

 

Jay Pritzker Pavilion 정면

 

파빌리온의 밴드 쉘을 이루는 총 14개의 구조체 역시 철골로 정교하게 제작되었습니다. 수직재는 W12, 수평재는 HSS8x8, 그리고 뼈대를 지탱하는 가새(Bracing)는 WT6 규격의 철골을 사용하여 볼트 접합 방식으로 튼튼하게 시공되었습니다. 구조체를 덮는 외피(Clad)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부착하여 완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Zahner사의   ZEPPS 시스템이 적용되었습니다. 

 

Bandshell Structure

 

3. 시카고의 아이콘: 클라우드 게이트와 외피 기술

공원을 방문하는 관광객 대부분이 즐겨 찾는 또 다른 명소는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입니다. 이음새(Seam)가 전혀 없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이 조형물은 인도 태생의 영국 조각가 애니쉬 카푸어(Sir Anish Kapoor)의 작품입니다. 독특한 형태 때문에 보통 '더 빈(The Bean)'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168개의 스테인리스 철판을 용접해 만들었지만, 최고 수준의 외장 처리를 거쳐 절취선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크기는 33x66x42 피트이며, 무게만 110톤에 달합니다.

더 빈(The Bean) 전경

 

Simon's Insight & 미래 건축을 향한 비전 

시카고를 다시 방문하여 밀레니엄 파크를 둘러보며, 스케치북을 펼쳐 놓고 치열했던 옛 SOM 시절을 회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회상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습니다. 밀레니엄 파크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진정한 메시지는 '미래 건축의 방향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시카고를 방문하여 밀레니엄 파크를 둘러보며 그린 스케치 by Simon Shim

 

당시 초기 3D CAD와 엔지니어들의 집요한 수작업 계산에 의존해 풀어나갔던 기하학적 복잡성은, 오늘날  생성형 AI, BIM, DfMA(사전 제작 및 조립 공법), 파라메트릭 디자인 등 첨단 스마트 건설 기술로 진화해  가고 있으며,   앞으로 미래 건축은 형태의 파격을 넘어, 시공의 정밀성, 탄소 저감, 그리고 공간의 효율성까지 완벽하게 통제하는 초고도화된 엔지니어링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글: Simon 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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