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4월까지 위드웍스에서 설계, 시공단계에 참여한 주요 DfMA 프로젝트, DfMA 공법 그리고 해외 사례에 대한 내용과 인사이트를 공유했습니다. 5월부터는 재료별(유리, 금속, 목재...)로 세분화하여 해외 사례들을 살펴보고 DfMA를 위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우선 첫 번째 프로젝트로 대영박물관의 그리드쉘 천창입니다.
역사적인 19세기 건물 위에 21세기의 기술을 덮은 대영박물관 천창은 비정형 천창 건축의 시초이며, 2000년 영국런던 밀레니엄 프로젝트였던 런던아이, 런던 브릿지, 밀레니엄 돔과 더불어 혁신적인 기술로 완성된 걸작 중에 걸작입니다.

| ■ 건축개요 | |
| 건축가 / 구조 엔지니어 | Foster + Partners / Buro Happold |
| 공사 기간 | 1997년 ~ 2000년 (약 3년) |
| 유리 패널 수 | 3,312개 (전부 다른 규격) |
| 핵심 기술 | Solid Steel Node (밀링/용접) |
대영박물관 지붕 아래 숨겨진 6가지 공학적 반전: 수학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
런던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의 중앙 광장인 '그레이트 코트(Great Court)'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거대한 유리와 강철의 캐노피가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개방감과 마주하게 됩니다. 중간 지지 기둥 하나 없이 공중에 떠 있는 800톤의 이 거대한 구조물은 '반으로 자른 베이글의 가장자리를 평평하게 깎아낸 듯한' 독특한 실루엣을 자랑합니다.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와 뷰로 해폴드(Buro Happold)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지붕은 단순한 덮개가 아닙니다. 직사각형의 마당과 원형의 열람실(Reading Room)이라는 서로 이질적인 기하학적 형태를 우아하게 연결해야 했던 이 프로젝트는, 건축적 전통(Old)과 기술적 혁신(New)이 충돌하고 융합하며 빚어낸 공학적 대서사시입니다. 오늘날 현대 건축의 아이콘이 된 이 지붕 아래 숨겨진 6가지 기술적 내용을 소개합니다.

1. 수학으로 빚은 곡선: '혼합 방정식'의 마법
대영박물관 지붕의 매끄러운 곡선은 건축가의 영감만을 형상화한 것이 아닙니다. 공학자 크리스 윌리엄스(Chris Williams)는 복잡한 '혼합 방정식(Blended Equations)'을 통해 지붕의 모든 좌표를 정의했습니다. 이 지붕의 높이(z)는 세 가지 주요 함수(z1, z2, z3)의 합으로 결정됩니다.
- 수학적 질서: z1은 원형 열람실과 직사각형 경계 사이의 근본적인 '레벨 변화'를 제어하는 교량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z2와 z3라는 '보정 함수'가 더해져, 경계면에서의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라는 건축적 제약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했습니다.
- 알고리즘의 구현: 이 지붕의 기하학을 정의하기 위해 3,000줄 이상의 컴퓨터 코드가 특별히 작성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설계를 넘어, 수학이 어떻게 건축가의 미학적 의도를 물리적 실체로 변환하는 '디지털 텍토닉스(Digital Tectonics)'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2. 3,312개의 유리 조각,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지붕을 구성하는 격자 구조는 얼핏 균일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극도의 개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붕을 덮고 있는 3,312개의 유리 패널과 6,000개의 스틸부재가 모양이 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 3mm의 오차 한계: 각 부재는 단 3mm라는 엄격한 공차(Tolerance) 내에서 정밀하게 시공되었습니다. 현장의 긴박함을 보여주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회고는 이 작업이 얼마나 치밀했는지 대변합니다.
- 숨겨진 기능: 지붕 유리에는 '프릿팅(Fritting)'이라 불리는 56% 밀도의 세라믹 점들이 스크린 인쇄되어 있습니다. 이는 자외선을 차단하고 태양열 유입을 줄여 박물관 내부의 유물을 보호하는 보이지 않는 공학적 층입니다.
- 살아있는 구조: 593개의 임시 지지대를 제거(De-propping)했을 때, 800톤의 지붕은 설계된 대로 150mm 하강하고 옆으로 90mm 확장되며 비로소 스스로의 힘으로 서게 되었습니다.
3. 건물의 '노이즈'를 제거하는 하모닉 폼 파인딩(Harmonic Form-finding)
공학계는 대영박물관 지붕과 같은 자유 곡면을 더 효율적으로 설계하기 위해 '하모닉 폼 파인딩(Harmonic Form-finding)' 기술이 적용되었는데, 이는 구조물의 '구조적 고유진동수(Harmonics)'와 '고유모드(Eigenmodes)'를 설계의 기초로 삼는 방식입니다.
- 기하학적 순수성: 복잡한 기하학적 데이터에서 불필요한 '노이즈(고주파 성분)'를 제거함으로써, 구조적으로는 더 안정적이고 시각적으로는 더 매끄러운 형태를 찾아냅니다.
- 압도적 효율: 기존의 '서브디비전 서피스(Subdivision Surfaces)' 방식이 유전자 알고리즘(Galapagos)을 통해 최적의 형태를 찾는 데 50분 이상 소요되었다면, 하모닉 모델링은 거의 즉각적(Near-instantaneous)으로 더 적은 변수만으로도 정확한 형태를 구현해 냅니다.
4. 좌굴(Buckling)과의 전쟁: 보이지 않는 힘의 최적화
자유 곡면 쉘(Shell) 구조의 숙명은 갑작스러운 붕괴를 초래하는 '좌굴 현상(Buckling)'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공학자들은 재료를 추가하지 않고 오직 '곡률(Curvature)'의 조정만으로 지붕의 강성을 높였습니다.
- 곡률의 증폭: 하모닉 모드 분석을 통해 힘이 집중되는 구간의 곡률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경간이 긴 구역으로 재료를 재배치했습니다. 그 결과, 지붕의 형상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좌굴 하중 계수(BLF, Buckling Load Factor)를 기존 대비 1.6배나 높일 수 있었습니다.
- 진화된 원칙: 이는 "형태는 힘을 따른다(Form follows force)"는 고전적 원칙이 디지털 시대의 수학을 통해 어떻게 예술적 완성도와 구조적 생존력을 동시에 달성하는지 증명합니다.
5. 설계 엔지니어링: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통한 폼 제너레이션과 패널 최적화
중앙의 원형 열람실에서 바깥쪽의 사각형 중정으로 이어지는 기하학적 형태의 전환은 구조적, 미학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작업으로 뷰로 해폴드(Buro Happold)에서는 맞춤형 형태 생성(Form-generating)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이 난제를 해결했습니다.
- 점진적인 패널 크기 변화: 소프트웨어를 통해 설계된 두 방향의 나선형 스틸 구조체가 서로 교차하며 수많은 삼각형을 만듭니다. 원형 열람실과 맞닿은 안쪽의 작은 삼각형은 바깥쪽으로 갈 수록 면적이 넓어져, 형태와 크기가 모두 다른 수천 개의 고유한 유리 패널이 형성되었습니다.
- 하중과 스팬(Span)을 고려한 구조 최적화: 바깥쪽으로 갈수록 유리 패널이 커지면서 구조 노드 사이의 스팬(Span)이 넓어지고 하중도 증가했는데, 이를 지지하기 위해 가장자리로 갈수록 지붕 철골 부재의 두께(Depth)를 늘렸으며, 전체 구조적 안정성을 위해 지붕의 가장 높은 지점(High point)을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조금 더 이동시키는 최적화 설계가 이루어졌습니다.
- 조립 오류 원천 차단: 6,000여개의 스틸 부재는 모두 고유한 크기를 띠고 있어 현장 조립 오류의 위험이 높았습니다. 철골 제작사 바그너 비로(Waagner-Biro)는 작업자가 억지로 부재를 끼워 맞춰 전체 구조가 오 제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스틸 파이프가 오직 지정된 단 하나의 노드에만 연결되도록 노드를 정밀가공 했습니다.

6. 150년 된 문화유산과의 공존: 기존 건축물 하중 부담 최소화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800톤에 달하는 거대한 철골 지붕을 연약한 조지안 양식의 기존 건축물 위에 손상 없이 얹는 것이었는데, 건물의 외벽은 횡압력(옆으로 미는 힘)을 견딜 수 없는 구조였고, 중앙의 원형 열람실 역시 하중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 슬라이딩 베어링(Sliding Bearings)의 도입: 지붕이 외부로 밀어내는 수평 하중(Thrust)이 외벽에 전달되면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컸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외벽 파라펫 뒤에 철근 콘크리트 보를 만들고, 그 위에 '슬라이딩 베어링'을 설치하여 지붕의 하중이 오직 수직 방향으로만 전달되도록 제어했습니다.
- 제트 그라우팅과 압축 링(Compression Ring): 원형 열람실을 보호하기 위해 고압 워터젯으로 기초 주변에 구멍을 뚫고 그라우트를 채워 넣는 '제트 그라우팅(Jet Grouting)' 공법으로 새로운 기둥 링을 세웠습니다. 기둥 상단에는 콘크리트와 철골로 이루어진 '압축 링(Compression Ring)'을 슬라이딩 베어링과 함께 얹어 지붕의 횡력을 스스로 상쇄하도록 설계했습니다.
- 초정밀 무게 밸런싱: 기초 침하를 막기 위해 열람실 주변의 기존 벽돌 스노우 갤러리(Snow gallery)를 철거한 후, 새로 얹어지는 구조물의 전체 하중을 철거된 무게와 정확히 일치시키도록 치밀하게 설계되었습니다.


[국내 비정형 천창 사례] 인천공항 제2 여객 터미널, 2017년
2017년에 준공한 인천공항 제2 여객 터미널의 천창의 구조시스템 및 노드 디테일과 17년 전에 완성된 대영박물관의 천창을 비교해보면 디자인이 현실화되는 과정에 있어서 설계엔지니어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영박물관은 스틸 구조체를 연결하는 노드가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반변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의 노드 간섭으로 인해 천장 마감재가 코너에서 잘려서 시공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입니다. 특히 부재각도가 예각이 심한부분은 현장용접 시 노드와 스틸 부재간 용접성능이 100% 나올 수 없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노드 접합부 디테일입니다.



Results & Insight
1. 오류 방지 설계: 6,000여개의 유리 지지용 스틸 프레임을 현장에서 억지로 조립하여 전체 형상이 오시공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각 부재가 오직 지정된 단 하나의 노드에만 체결되도록 정밀한 노드 제작.
2. 극도의 정밀도와 사전 제작: 단 3mm의 엄격한 공차 내에서 모든 개별 부재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Off-site Fabrication)함으로써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고 시공 품질을 끌어올림.
3. 시뮬레이션 기반의 예측 가능성: 593개의 임시 지지대를 제거했을 때, 800톤의 거대한 지붕 구조물이 150mm 하강하고 90mm 확장할 것까지 미리 계산하여 초기 설계에 오차 없이 반영 함.
최고 수준의 비정형 건축은 이처럼 고도화된 3D 엔지니어링을 요구합니다. 위드웍스는 더이상 인천 제2여객 터미널 천창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기 위해서 3D 설계엔지니어링 기반의 DfMA 공법과 스마트 노드 기술(3D 프린팅 활용)을 적용합니다. 이를 통해 복잡한 곡면을 가진 수많은 부재들을 오차 없이 사전 제작하여, 수년이 걸리던 공기를 혁신적으로 단축하고 '현장 실측'의 불확실성을 과감히 제거합니다. 대영박물관이 보여준 공학적 예술성에 '시간과 비용의 경제학'을 더하는 것, 그것이 바로 위드웍스가 이끄는 DfMA 건축의 미래입니다.
[WW 프로젝트]갤러리아 광교의 '보석 파사드', 3D 프린터로 지었다고?
수원 광교의 랜드마크, 갤러리아 백화점을 보신 적 있나요? 거대한 암석을 깎아낸 듯한 외관에, 다면체 유리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는 모습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하지만 이 아름다운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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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축 Insight] 세계 최대의 돔, '더 스피어(The Sphere)'
안녕하세요, 위드웍스(WITHWORKS)입니다.전 세계 건축 및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하나 꼽자면, 단연 라스베이거스의 스카이라인을 재정의한 '더 스피어(The Sphere)'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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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문헌
- Williams, C.J.K. (2001). "The analytic and numerical definition of the geometry of the British Museum Great Court Roof". Mathematics & design 2001.
- Pearson, Andy. (2000). "21st-century classic (On site: Great Court, British Museum)". Building (23 June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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